DSH는 네 가지 파트로 구성이 돼있다.
듣기(Hörverstehen) - 약 60분
독해(Leseverstehen) - 약 60분
문법(Grammatik) - 약 30분
작문(Textproduktion) - 약 60분
시험문제가 다르기 때문에 난이도, 시행순서, 합격기준 모두가 기관마다 다르다. 다만 해마다, 혹은 분기마다 DSH를 시행하는 기관 대표들끼리 모여서 난이도나 추세에 대해 논의를 하기 때문에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응시자는 이 작은 차이를 무시할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본인 역시 그랬다.) 따라서 응시하고자 하는 기관에서 어떤 식으로 시험을 진행하고 합격기준이 어떻게 되는지를 알아내는 것이 독일에서 수학할 수 있는 시기를 결정짓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우선 합격기준을 보면, 네 가지 파트를 모두 패스해야 하는 곳도 있고, 한 두 파트에서 과락이 발생했어도 총 퍼센티지만 각각의 DSH 등급에 해당되는 기준만 충족시키면 되는 곳도 있고 천차만별이다.
시험을 보기 전에 기관 홈페이지에 가서 가중치 및 합격기준을 확인하고 Modelltest로 유형을 파악해서 자신에게 맞는 기관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듣기(Hörverstehen)의 경우 대부분의 기관에서 1교시에 시행하고 대부분의 한국인 수험자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파트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데, 기관마다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1. 감독관이 현장에서 직접 읽어주는가, 미리 녹음된 음원을 재생하는가.
2. 처음 읽어줄 때부터 문제지를 주는가, 두 번째에 문제지를 주는가.
1의 경우 감독관이 현장에서 직접 읽어주는 방식이 더 좋은 것 같다. 아무래도 사람이 읽어주면 중요한 부분에서는 티가 조금 나게 마련이고 수험자들 눈치 봐가면서 속도도 조금 조절해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험자들이 전혀 이해 못 하는 것 같으면 가끔 첨언을 해주기도 한다.
2의 경우 당연한 소리처럼 들릴지 몰라도 처음 읽어줄 때부터 문제지를 주는 방식이 더 좋은 것 같다. 하지만 어떤 기관의 경우 처음에 한 번 들으면서 대충 어떤 내용인지 흐름을 파악하고 두 번째에 시험지를 보면서 푸는 방식이 더 좋다는 이유로 그렇게 시행하기도 한다. 내가 있던 도시의 다른 기관에서는 그렇게 시행하고 있었다. 대신 정말 천천히 들려줘서 정말 빽빽하게 적을 수 있다고 추천하던 외국인 친구도 있었지만 나랑은 맞지 않는 방식 같아서 그냥 내가 준비하던 기관에만 응시했다. 독해(Leseverstehen)도 기관마다 스타일이 다르다. A4용지 한 장 반에서 두 장 가까이 되는 지문을 읽은 후 Aufgabe를 푸는 건데 Text가 어렵고 Aufgabe가 쉬운 경우도 있고, Text는 쉬웠지만 Aufgabe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또한 답을 작성함에 있어서 본문에 나온 문장을 그대로 쓰면(abschreiben) 점수를 거의 주지 않는 기관도 있으니 미리 알아두는 편이 좋다.
분명 지문을 읽을 때는 해석이 다 됐는데 문제를 읽으니 어디에 어떤 내용을 적어야 하는지 모르겠는 경우가 꽤 되는데(사실 이런 경우는 본인은 그렇게 생각 안 하더라도 어쨌든 충분히 해석이 되지 않은 경우다.), 이런 시험보다는 Text가 조금 어렵고 애매하더라도 문제를 읽었을 때 '아 이건 아까 그 부분이었던 것 같아'라고 생각할 수 있는 시험이 더 수월한 것 같다. 문법(Grammatik)은 보통 Text에 나온 문장을 바꾸는 유형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Leseverstehen 할 때 아예 시험지를 같이 주고 주어진 시간 안에 (합쳐서 1시간 반 가량) 다 풀어서 내라고 하는 경우도 많다. 한국인들은 이 파트에서 점수를 잘 따둬야 하지만 개인적으로 문법만큼 난이도가 들쑥날쑥 인 파트도 없는 것 같다. 출제자들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게 아니고 이미 있는 본문에서 영감을 얻어서 문장을 어떻게 바꾸게 할지를 결정하기 때문에 본문에 따라서 내가 꽉 잡고 있는 문법이 나올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작문(Textproduktion)이 가장 중요한 파트라는 것에는 시험관이나 수험생이나 이견이 없을 것 같다.
간단한 신문 기사나 가시화된 통계자료를 제시하고 그것들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200단어 정도로 서술하는 파트인데, 제시된 자료를 해석하고, 주어진 내용에 대해 문법에 맞게 서술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사실 이 파트만 봐도 수험자의 언어 수준을 반 이상 알 수 있다.
퍼센티지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보통 문법이 가장 적고 문법을 제외한 나머지를 3으로 나누는 경우도 있고, 아예 파트별로 가중치가 모두 다른 경우, 그리고 모두 같은 경우가 있다. 객관식이 아니고 사람이 각자의 주관으로 부분점수를 주는 시험이기 때문에 변수가 많다.
작문(Textproduktion) 파트가 가장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른 파트는 그저 그랬는데 이 파트에서 출제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주어진 내용을 매끄럽게 서술하고 문법까지 좋다면 당연히 다르게 볼 수도 있다. 채점하는 사람은 시험지만 봐도 이 수험자가 얼마나 준비했고, 어떤 게 부족한지. 부족하지만 내가 기회를 줘도 되는지, 주면 안 되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간당간당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합격자는 간당간당하게 합격한다. 그렇지 않은 애들은 운이 정말 없는 경우가 아니면 이미 합격해 있어야 정상이다.) 이 파트에서 실력발휘를 한다면 채점자의 생각을 바꿀 수도 있고, 운 좋게 말하기 시험을 볼 수도 있다. 참고로 어떤 강사도 200 단어 이상 쓰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 200 단어면 주어진 내용을 서술하기에 부족함이 없고 글이 길어지면 실수를 할 확률이 늘어나게 마련이다. 또한 채점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모든 단어가 자기 일인데, 일이 늘어나는 걸 좋아할 사람은 없지 않은가. :)
DSH 시험을 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본인이 응시하고자 하는 기관에서 제공하는 DSH-Vorbereitungskurs를 수강한 후 DSH를 보는 것인데, Kurs가 있을 때 그 도시에 자리를 잡아야 수업도 들을 수 있고 시험도 볼 수 있으니 애초에 유학지 선정을 현명하는 편이 좋다. '일단 독일에 들어갔다가 나중에 이사 가지'라고 생각하다가 쓸데없이 돈 많이 쓰는 장수생 되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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